2026년 3월 16일 월요일

[로마, 마우솔레오 산타 코스탄자] 황제의 딸이 잠든 둥근 무덤, 산타 코스탄자 영묘

 오늘은 머리도 식힐 겸, 로마시내에서 지하철 B1을 타고 멀리(?) 나들이 다녀왔다. 

S. Agnese/ Annibaliano 역에 내려 골목을 조금만 걸으면 로마의 수많은 유적지 중에서 유독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 있다. '산타 코스탄자 영묘(Mausoleo di Costanza)'다. 겉보기엔 소박한 벽돌 건물 같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둥근 원형의 공간과 천장을 수놓은 화려한 모자이크가 시선을 압도한다. 중세 미술사 책에서 보던 작품들이 즐비하다. 이번 포스팅은 이곳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말해 보겠다. 


이곳은 서기 4세기, 종교관용령(313년, 밀라노 칙령)을 선포한 유명한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딸 '코스탄차(Costanza, 콘스탄티나)'가 잠들어 있던, 그녀를 위해 지어진 무덤이었다. 지금은 성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 1. 이교도와 그리스도교의 기묘한 동거, 천장 모자이크

내부에 들어서면, 판테온과 같은 둥근 둥근 회랑(앰뷸러토리)이 양쪽으로 있는데, 그곳 천장 모자이크가 압권이다. 4세기, 초기 그리스도교의 귀중한 원본 모자이크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 모자이크들의 바탕이 고대로마 미술에서 나타나던 흰색 배경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내용들도 그리스도인의 무덤이지만 십자가나 예수님, 성모 마리아, 성인들의 모습보다는 포도 수확을 하는 사람들, 얽히고설킨 덩굴, 새와 과일 같은 전통적인 로마 이교도들의 장식이 가득하다. 





포도를 수확하여 신나게 밟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포도주 담는 시기인, Vendemmia(우리의 김장철 같은)의 풍경을 잘 표현했다. 이 작품들은 고대 이교도 로마미술이 그리스도교로 넘어가는 과도기 작품으로 유명하다.  전통적으로 주신(酒神) '바쿠스(Bacchus)'를 연상시키는 이 장식은 당시 로마인들에게 풍요를 의미했고,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예수님의 피(포도주)'를 상징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 시대의 문화가 절묘하게 만나는 현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 2. 바티칸으로 이사 간 '붉은 황제의 관'

기록에 따르면, 이곳에 있던 무덤의 주인, 콘스탄티누스의 딸, 코스탄자의 무덤은 1791년 이후 사라졌다고 한다. 교황 비오 6세의 명령으로 관이 통째로 바티칸 박물관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그것도 성 베드로 대성전 교황들의 무덤에 함께 묻히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관 색깔과 거기에 새겨진 포도수확 장면이 예술적으로 탁월하여 바티칸 박물관을 채우는 작품으로 간주하여 옮겼다는 것이다. 


붉은 색의 대리석은 '포르피리(Porphyry, 반암)'라고  하는 것으로, 질감이 탁월하고 단단하여, 당시에는 황제와 황제의 가족들만 사용할 수 있었던 귀한 것이었다.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은 나중에 만든 사본이다. 만약 누군가 바티칸 박물관을 방문하여 화려한 붉은색 거대 석관을 보면, "아, 저게 원래 로마 외곽 둥근 영묘에 있던 코스탄자의 관이구나!" 하고 알아보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다.

현재 이곳은 판테온처럼 성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바로 옆에 있는 성녀 아녜스 대성당과 함께 그리스도교가 공인된 직후에 세워진 오래된 성당으로, 이탈리아 현지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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