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7일 화요일

[로마, 바티칸박물관] 성경 속 인물을 바티칸박물관에서 만나다.

 바티칸 박물관은 명칭 자체가 "바티칸박물관들(Musei Vaticani)"이라고 복수로 쓴다. 내부에는 20여개의 개별 박물관과 소성당, 전시실, 정원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 절반 정도는 해당 분야에서 세계 Top인 것도 있다. '피오 크리스티아노 박물관(Museo Pio Cristiano)'도 그중 하나다.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의 석관, 비문, 상징 등이 대리석과 모자이크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도 연구했던 그 돌덩어리들이 수세기의 시간을 넘어 우리에게 다가올 준비가 되어 있는 곳으로 가 보자. 


📜 소개하고 싶은 두 개의 비문은 성경 속 인물인 "퀴리니우스(Quirinius)"와 "본치오 빌라도(Pontius Pilatus)"가 실존 인물이었음을 증명하는 결정적 사료다. 


1️⃣ 성탄의 배경이 된 인물, 시리아 총독 퀴리니우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갈라진 거대한 티베르틴 대리석판(Lapis Tiburtinus)이 로마제국 시대의 것임을 말해 주고 있다. 로마 인근에서 흔하게 있는 대리석 종류도 이점을 뒷받침해 준다. 이 비문은 1764년 티볼리 인근에서 발견되었다. 비문에는 한 로마 관료가 아시아 속주의 프로콘술(Proconsul, 총독)을 지내고, 이후 '디부스 아우구스투스(Divus Augustus, 신격화된 아우구스투스 황제)' 아래에서 재차 시리아 총독으로 임명되어 페니키아까지 통치했다는 기록이 담겨있다.

역사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사람이 루카복음에 등장하는 퀴리니우스로 추정한다.

     "이 첫 번째 호적 등록은 퀴리니우스가 시리아 총독으로 있을 때에 실시되었다." (루카 2,2)

예수님이 베들레헴에서 태어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최초의 '인구 조사'를 명했던 바로 그 인물이다. 비문은 성경의 기록처럼, 그가 시리아 총독으로 두 번 임명되었는데, 이것은 두 번째 총독으로 임명되었을 때 '인구 조사'가 있었다는 걸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다. 🏛️



2️⃣ "이 판결을 기록하라" – 본디오 빌라도 비문

사진 아래쪽, 설명판과 함께 놓인 비문 조각은 고고학 역사상 가장 전율 돋는 발견 중 하나인 **'빌라도 비문'**의 복제품이다. (원본은 이스라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음)



1961년 이탈리아 고고학팀이 이스라엘 카이사레아의 로마 극장을 발굴하던 중, 계단으로 재사용되고 있던 돌 뒤편에서 이 글자를 발견했다.

  • 비문 원문: [...]S TIBERIEUM / [PON]TIUS PILATUS / [PRAEF]ECTUS IUDA[EAE]

  • 해석: "유대 총독 본시오 빌라도가 티베리우스 황제에게 이 티베리움(황제 예배 신전)을 봉헌함."

이 발견 전까지 비평가들은 빌라도가 성경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인물이라 치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돌 하나가 그 모든 의구심을 잠재웠다. 그는 유대 땅을 다스리던 실존하는 로마의 "행정관(Praefectus)"이었다. 


💡 오늘의 포스팅 포인트 (Insight)

✨ Point 1. '총독'이라는 직함의 디테일 성경은 빌라도를 단순히 '총독'이라고 부르지만, 이 비문을 통해 그의 정확한 관직명이 '프라이펙투스(Praefectus, 기사 계급 출신의 행정관)'였음이 확실해졌다. 이는 당시 로마 속주 관리 체계와 완벽히 일치하는 고증이다. 성경의 기록이 얼마나 당대의 현실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 Point 2. 버려진 돌이 머릿돌이 되다 놀랍게도 이 귀한 비문은 발견 당시 극장의 계단으로 뒤집혀 박혀 있었다. 예수님께 사형 판결을 내렸던 권력자의 이름이 새겨진 돌이, 수백 년 뒤 사람들의 발에 밟히는 계단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이 참 묘한 여운을 남긴다. 


✨ Point 3. 가장 중요한 것으로, 예수님은 역사적으로 실존한 분이었다 점이다. 

복음서에서 전하는 기사들이 모두 사실이라는 중요한 단서들이다. 그로인해 예수 그리스도가 실존한 인물이었다는 걸 역사 사료가 입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의 탄생에서 전체 삶,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현존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 성경 구절로 되새기는 역사적 순간

이 비문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매주 신앙고백을 통해 외치는 그 이름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본시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시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사도신경)

빌라도는 예수님을 신문하며 "진리가 무엇이냐" (요한복음 18:38) 물었다. 정작 눈앞의 진리를 보지 못했던 그는, 이제 이 차가운 돌에 새겨진 이름으로 남아 인류 역사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 되었다.

바티칸 박물관의 화려한 예술품들 사이에서 이 담백한 비문들이 주는 울림은 무엇보다 강렬하다. 이곳을 찾는 여러분도 이 앞에 서서, 잠시 눈을 감고 2,000년 전 예루살렘의 그 뜨거웠던 법정을 상상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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