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9일 일요일

이탈리아 성주간 여행, 이 4가지는 놓치지 마세요 (2026 부활절)

이탈리아에서 부활절(Pasqua)은 단순한 종교 행사가 아니다. 성탄절과 함께 가장 중요한 축제이자,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되는 시간이다. 특히 성지주일부터 시작되는 성주간(Settimana Santa)은 여행자에게도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 기간에 이탈리아를 찾는 한국 여행자가 있다면, “놓치면 아까운 핵심 행사 4가지”를 정리해보았다.


1. 교황과 함께하는 부활절 미사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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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베드로 대성당

부활절 아침, 전 세계 신자들이 모이는 이곳은 단순한 미사라기보다는 “세계적인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교황님이 성 베드로 광장에서 미사를 직접 집전하고, 마지막에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로 올라가 ‘로마와 전 세계(Urbi et Orbi)’에 축복을 내린다. 이탈리아 정부에서 군악대를 파견하여 축하의 응답을 하기도 한다.  

  • 종교와 상관없이 온 세상 사람들이 한 형제자매라는 의식과 압도적인 분위기
  • 평생 한 번 경험할 만한 순간
  • 한 가지는 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거나 행사를 할 때는 별도로 입장 티켓을 발급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인파를 예상해서 일찍 나서기를 권한다. 그 경우, 앞에 마련된 자리에 앉을 수가 있다. 늦으면 거의 2시간 30분가량 이어지는 미사내내 서서 참여하거나 땅 바닥에 앉아야 한다. 

2. 성 금요일 밤, 콜로세움 십자가의 길 



📍 콜로세움

성 금요일 밤, 로마에서는 매우 상징적인 전례가 행해진다. 촛불을 들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따라가는 ‘십자가의 길(Via Crucis)’이 교황님의 주도로 콜로세움 유적지에서 있다.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교황님이 콜로세움 내부를 돌면서 "십자가의 길"을 하는 이 행사는 유로비전으로 생방송된다. 콜로세움 밖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방송을 통해 동참할 수 있다. 로마제국의 상징이자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콜로세움 행사는 로마와 그리스도교의 만남을 의미한다.

  • 밤에 보는 콜로세움과 그 안에 밝혀진 수많은 촛불이  압도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 현장 접근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멀리서 관람하는 것도 추천한다.

3. 피렌체 ‘폭죽 마차’ (Scoppio del Car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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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렌체 두오모

부활절 아침, 피렌체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펼쳐진다. 중세 전통에서 유래한 이 행사는 장식된 마차에 불꽃이 터지며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 사실 이 행사는 피렌체 사람들에게는 도시 정체성과 직결괸 상징적인 역사가 있다. 

피렌체 중심인 베키오 다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도들의 성당(Chiesa Ss. Apostoli)"이 있다. 성당 안에는 예루살렘 성지에서 가져왔다는  “성묘의 돌 (Pietre del Santo Sepolcro)”이라는 부싯돌이 보관되어 있다. 이 돌은 1년 내내 이곳에 보관되어 있다가 부활절 아침에 단 한 번, 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이 부싯돌은 제1차 십자군(1099년)에서 활약한 피렌체 기사 파치노 데 파찌(Pazzino de' Pazzi)가 예루살렘 성벽에 가장 먼저 올라간 공로로 예수님 무덤을 관리하던 성지측으로부터 성지의 돌 3개를 하사받은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전리품이 아니라 성지에서 공을 세워 선물로 받았다는 점, 신성한 불은 곧 부활을 상징한다 점 때문에 이 행사는 매년 현지인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행사가 되었다. 이를 위해, 피렌체 사람들은 전통 의상을 입고 행렬을 하고, 폭죽을 실은 마차는 피렌체 유명한 흰색의 키아니나 황소가 끌고 두오모 광장으로 가지고 온다. 


4. 시칠리아의 "살아있는 중세" 행렬 




시칠리아에서 펼쳐지는 이 행사를 일컬어 "밤을 걷는 도시, 신앙이 움직이는 순간"이라고 정의한다. 이곳에서 성주간의 단순히 성당 안에서 끝나는 전례의식이 아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된다. 밤이 되면 조명이 꺼지고, 촛불과 횃불만 남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성상(statue)을 들고 천천히 도시를 행진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공동체 전체가 참여하는 신앙의 행위다. 이 전통은 수백년 간 이어오고 있다. 

📍 트라파니 

트라파니에서 하는 행렬을 일컬어 ‘신비의 행렬(Processione dei Misteri)’이라고 한다. 시칠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성 금요일 행렬이다. 예수의 수난 장면을 표현한 약 20개의 성상(statue)이 행렬에 참여하고, 무려 24시간 동안 계속 진행된다. 성상들은 장인들이 직접 만든 예술 작품이라 무겁다. 시민들은 이 성상들을 어깨에 메고 천천히 감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밤새 도시를 돈다. 이것은 “퍼레이드”가 아니라, 살아있는 종교극이라고 할 수 있다.



📍 엔나

엔나의 행렬은 트라파니와 전혀 다른 느낌이다. 수백 명으로 이루어진 형제단(confraternity)이 흰색/검은색의 전통 복장으로 참여한다. 도시 전체의 분위기는 "침묵 상태"이고, 그러다보니 침묵과 긴장감으로 극치를 이룬다. 이것은 어떤 소음보다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느린 걸음과 긴장감으로 인해 중세 분위기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같다. 이 행렬을 처음 보는 관광객은 깊은 종교적인 분위기로 인해 “이건 관광이 아니라 체험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시간 여행을 하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시칠리아의 이런 행렬은 감정 표현이 강하고 극적이라는 점에서 스페인의 Semana Santa와 유사하다. 그리고 강한 지역공동체의 참여와 결속으로 행사가 아니라 '삶의 일부'가 되었고, 하루 종일 천천히 진행되는 속에서 현대사회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리듬을 체험하게 된다. 
 


🧭 한국 여행자의 일정 기준 추천 

아무리 좋은 행사라고 내 일정과 안 맞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일정을 짤 때, 다음과 같이 해 보기를 추천한다. 

✔ 1~3일간 로마 여행을 계획한다면,

무조건 로마에 집중하기를 권한다. 

성 금요일 저녁에는 콜로세움에서 "십자가의 길 Via Crucis"에 참여하고, 부활절에는 성 베드로 대성전 미사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는 것보다는 이 핵심 두 가지를 경험하는 것이 시간 대비 효율이 최고라고 단언한다. 로마의 진가를 체험하는 것이 될 테니까.


✔ 4~6일 (로마 + 피렌체)일 경우, 피렌체 Scoppio del Carro 추가

로마에서 2~3일 + 피렌체에서 2일을 예정할 경우, 부활절 아침에는 피렌체를 추천한다.

큰 부담 없이 “이탈리아다운 전통”을 관람하고, 로마와 피렌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한다.


✔ 7일 이상 여행자

시칠리아까지 확장 가능하다.

"로마 + 피렌체 + 시칠리아" 또는 시칠리아에 집중하여 여행할 수 있다. 시칠리아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가장 깊은 문화 체험이 될 것이기에 “특별한 여행”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탈리아 성주간 여행, 이 4가지는 놓치지 마세요 (2026 부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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