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시작한 지 열흘이 조금 안 되었다. 그간 40개가 넘는 글을 쓰면서 한 가지 고민이 점점 선명해졌다.
나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인가?
처음 블로그를 만들 때는 가볍게 시작했다.
그래서 이름도 자연스럽게 “세레나의 여행 이야기”였다.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고,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이름.
하지만 글을 쓸수록 느꼈다.
내가 쓰고 싶은 것은 단순한 여행 정보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로마에서 철학과 가톨릭 신학을 공부했고,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피렌체 대학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잠시 귀국해서 대학교수로 있다가, 지금은 로마에서 이탈리아 공인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다.
이 모든 경험이 쌓이면서,
내가 바라보는 이탈리아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하나의 텍스트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이탈리아는 읽어야 비로소 알아듣는 나라다!
로마의 폐허, 피렌체의 성당, 베네치아의 골목.
이 모든 것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의미를 담고 있는 ‘기호’들이다.
예컨대, 콜로세움은 단순한 유적이 아니다.
그곳에는 권력, 폭력,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이 담겨 있다.
성당 역시 마찬가지다.
벽화 하나, 조각 하나에도 신학적 메시지와 인간에 대한 이해가 녹아 있다.
그래서 나는 이탈리아를 그저 단순히 '보는 곳'이 아니라, 깊이 있게 “읽어 내야 하는” 거대한 텍스트라고 생각했다.
1. '엑세게시스(Exegesis)'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
“엑세게시스(Exegesis)”는 본래 성서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우리말로는 '주석' 혹은 '해설'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문자를 읽는 것을 넘어, 그 문장 뒤에 숨겨진 저자의 의도, 시대적 배경,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영성(Spirituality)을 끄집어내는 고도의 지적 작업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특정 텍스트를 깊이 해석하는 신학적·철학적 방법을 칭한다고 하겠다.
나는 이 단어를 블로그 이름으로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이탈리아의 수많은 유적지와 박물관-미술관의 예술품들, 그리고 길가에 버려진 듯 놓여 있는 고대 비문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있는 성경'이자 '역사적 텍스트'들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눈으로 보는 나라가 아니라, 의미를 해석해야 비로소 보이는 나라다.
그래서 나는 이탈리아라는 텍스트의 영혼을 조심스레 하나씩 꺼내보려고 한다.
2. 블로그가 앞으로 지향하는 방향
로마의 포로 로마노를 걷다 보면 발에 채이는 대리석 조각 하나에도 라틴어 비문이 새겨져 있다.
르네상스의 꽃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의 그림 속 성인(聖人)들의 손동작 하나에도 신학적 상징이 숨어 있다.
지식 없이 바라보는 판테온은 그저 '천장에 구멍 뚫린 거대한 돔'일 뿐이지만, 엑세게시스의 렌즈로 바라보는 판테온은 '하느님의 창조 질서와 인간의 이성이 만나는 우주적 공간'이 된다. 이 땅이 수천 년간 품어온 그 고귀한 이야기들을 '주석'해 보고자 한다.
✔ 이탈리아를 ‘읽는’ 인문학 여행
✔ 신학과 미술사로 해석하는 도시
✔ 현지 가이드의 실제 경험이 담긴 정보
✔ 그리고 여행자가 꼭 알아야 할 현실적인 팁과 최신 뉴스
이 모든 것을 함께 담아낼 것이다.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그 이해를 가장 깊게 경험할 수 있는 장소라고 감히 말해본다.
3. 앞으로의 이야기
이 블로그에서는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깊이 있게, 이탈리아를 함께 읽어가려고 한다.
유적은 왜 존재하는가?
예술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 도시들은 왜 여전히 살아있는가?
그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단순한 여행을 넘어 하나의 해석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 엑세게시스”는 그 여정의 시작이다.
4. 당신의 삶에도 엑세게시스가 필요할 때
이탈리아를 공부한다는 것은 결국 인간을 공부한다는 것과 같다. 르네상스 예술가들이 왜 그토록 인간을 신처럼 완벽하고 아름답게 그리려 했는지, 고대 로마인들이 왜 죽음 앞에서도 당당한 비문을 남겼는지를 이해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 자신의 삶을 '해설'하는 힘도 길러지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이탈리아 엑세게시스]와 함께 이탈리아에 관한 모든 궁금한 사항, 여행 정보, 유럽과 이탈리아의 최신뉴스 등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보기로 하자. 함께 이 경이로운 텍스트 속으로 한 걸음 성큼 내딛여보지 않을래요?